이번 겨울의 광장에서는 민주주의를 지키고 만들어나가는 중심 집단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다시 ‘청년’이라 호명된 이들은 새로운 민주주의의 주역이 되어, 형형색색의 응원봉으로 광장을 가득 메웠고, 세상은 이들을 주목했습니다. 그러나 기성의 질서는 ‘어떤’ 청년들이 ‘어떻게’ 나올 수 있었는지 묻지 않았고, 그저 이들의 드러난 행동에만 열광했습니다.

청년이 누구인지 되물어야 합니다. 청년은 단일한 얼굴이 아닙니다. 고강도 노동, 불안한 미래, 치열한 경쟁 시스템까지 빈틈을 내기조차 어려운 사회에서 평일, 주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사회 변화를 외칠 수 있었던 청년이 누구인지를 바라보는 시선은 드물었습니다. 또한 야근이 잦아서, 서울에 가기 어려워서, 아이를 키워야 해서, 건강이 허락하지 않아서, 집회에 나서는 청년들을 응원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도 다수였습니다. 이들의 바람 역시 공동체의 내일을 담고 있고 광장의 외침과 다르지 않았지만, 세상은 납작한 청년의 이야기만 언급하였습니다. 민주주의를 외치는 청년들에게 환호하고 응원을 보내지만, 구조적 불평등과 차별을 경험하고 있는 청년들의 일상에는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는 것입니다.

진정 ‘청년’이 광장과 시대의 주축이라면, 불평등한 사회를 벗어나는 미래를 그려내는 핵심적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윤석열 물어가는 범청년행동'은 '불평등 물어가는 범청년행동'으로 전환하여, 차별과 불평등에 맞서서 평등한 민주사회를 요구할 것입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성공을 위해 매달려야 하는 사다리가 아닙니다. 자산축적, 자기계발 등 “정상적” 생애주기를 지원하는 “사다리” 정책들은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지만, 실상은 격차와 불안을 강화할 뿐입니다. 우리는 허공에 올라가기를 부추기는 사회가 아닌, 모두가 단단하게 딛고 살아갈 땅을 요구하고자 합니다.

청년들은 더 이상 ‘자원’으로만 불리는 걸 거부합니다. 필요할 때만 호출되는 대상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직접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주체로 나서고자 합니다. 우리는 윤석열 파면을 이뤄낸 광장의 중심이었습니다. 다음 세상을 만들어나갈 준비가 이미 되어 있고 앞으로도 주체가 되고자 합니다. 청년의 삶과 미래에 대한 불안 대신 긍정과 확신을, 타인에 대한 불신과 각자도생 대신 신뢰와 연대를 회복할 것입니다. 불평등을 완전히 물어가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는 소중한 첫 걸음을 내딛고자 합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불평등 물어가는 범청년행동의 활동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리겠습니다.

2025.04.25.

불평등 물어가는 범청년행동